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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발명] 신발을 끈 없이 간편하게 신으려 고안 <소년조선일보 2015.03.09. 게재>
- 인류의 100대 발명품, 지퍼
 
과학관과 문화   기사입력  2015/06/23 [01:38]

-인류의 100대 발명품, 지퍼

바지·치마·조끼·신발·가방·필통…. 우리 주변엔 온통 지퍼 달린 것 투성이에요. 지퍼는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요?

지금부터 120여 년 전에 휘트콤 저드슨이라는 미국의 엔지니어가 있었어요. 그는 주로 군화를 신었는데, 몸집이 크고 뚱뚱해서 군화 끈을 매는 게 불편했어요. 그래서 '끈을 매지 않고 간단하게 신발을 신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어요. 한참을 궁리한 끝에 저드슨은 한 번에 쭉 당겨 끈을 매는 지퍼를 발명했어요.

그는 1891년 특허청에 지퍼 특허 신청을 했어요. 그런데 특허 시험관은 특허를 내주지 않았어요. 이미 40년 전에 비슷한 특허를 받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 사람은 바로 박음질 재봉틀을 처음 발명한 엘리어스 호우예요. 박음질 재봉틀에는 지퍼 역할을 하는 천 물림장치가 포함돼 있었어요. 이 장치는 각각의 천을 서로 물리게 해서 하나로 맞붙여주는 역할을 했어요. 요즘 지퍼와는 다른 형태죠.


	지퍼
저드슨은 호우의 천 물림장치 때문에 지퍼 특허를 받지 못했지만 실망하지 않고 계속 연구했어요. 마침내 1893년 신발용 지퍼 장치로 발명 특허를 받았어요. 맨 처음의 아이디어에서 발명 특허까지 3년이나 걸렸답니다.

특허를 받은 1893년에 그는 자신의 발명품인 지퍼 구두를 박람회에 출품했지만, 인기가 없었어요. 디자인도 세련되지 못했고 쉽게 고장이 났거든요. 지퍼의 이를 맞물리게 하는 죔쇠도 금방 떨어져 나갔어요. 잠금도 금방 풀려버렸고요. 저드슨은 지퍼 구두회사를 차려 사업을 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지퍼 기능을 두 번이나 더 개선했지만, 여전히 고장이 잦았어요. 안타깝게도 그는 고생만 하다가 1909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초기에 지퍼는 대부분 부츠와 담배 케이스에 사용됐어요. 그러다가 1912년 쿤 모스라는 재단사가 양복 주머니에 지퍼를 활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옷에 달게 됐지요. 1913년에는 스웨덴에서 미국에 이민 온 엔지니어 기드온 선드백이 저드슨의 지퍼 문제를 해결했어요. 그리고 나서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지퍼가 미군의 비행복에도 사용됐어요. 이때까지 지퍼의 이름은 '지퍼'가 아닌 '플라코 패스너'였어요.

지퍼라는 이름을 처음 붙인 회사는 미국 회사인 굿리치예요. 고무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죠. 굿리치는 1920년대에 고무장화와 고무 덧신에 지퍼를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어떤 이름을 지을까 고민하는데 지퍼를 올릴 때 나는 소리가 '지퍼-업(Zip-er up)'처럼 들리는 거예요. 그래서 장화 이름을 지퍼 부츠라고 지었어요. 물론 상표 등록도 했어요. 이때부터 사람들은 그 장치를 지퍼라고 불렀어요.

뭐든지 처음부터 완벽한 발명은 없어요. 작은 아이디어를 계속 연구해서 더 좋게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해요. 지퍼도 처음 발명된 이래, 요즘처럼 편리해지기까지 80년이나 걸렸거든요. 100대 발명품 중 하나인 지퍼, 새롭게 보이지 않나요? 이미 발명된 것도 계속 연구가 필요해요. 더 편리하고 단순해질 때까지 말이죠.

종이책 제공·어린이를 위한 세상을 바꾼 과학 이야기(글 권기균·그림 이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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