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소개
1924년 파리에서 태어나 소르본느와 독일 튀빙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철학 교수가 되고자 했으나 교수자격시험에 실패한 후 번역과 방송국에서의 일을 하다가 출판사인 플롱사에서 문학부장직을 10년 동안 맡았던 경험이 계기가 되어 문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67년 첫 소설 『방드르디 혹은 태평양의 끝』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소설 대상을 수상했고, 1970년 『마왕』으로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책소개
이 책은 18세기 고전으로 꼽히는 대니얼 디포의『로빈슨 크루소』를 투르니에가 뒤집어서 다시 쓴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는 로빈슨 크루소가 아닌 원주민 방드르디(프라이데이)가 전면에 나선다.『로빈슨 크루소』가 산업 사회의 탄생을 상징한다면『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은 그 사회의 추진력이 되는 사상의 폭발과 붕괴, 그에 따라 인간의 신화적 이미지가 원초적 기초로 회귀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방드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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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드르디 출현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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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드르디 출현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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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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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호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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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드르디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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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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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버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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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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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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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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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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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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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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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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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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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호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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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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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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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드르디와의 공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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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으로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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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생활과 다시 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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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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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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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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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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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제 1 신화는 ( )이다.
투르니에는 “신화는 무엇보다도 먼저 여러 개의 층을 가진 건축물로 그 각 층은 모두 동일한 도식을 반복하여 보여주지만 층을 높이 올라갈수록 그 추상화의 정도가 점점 커진다.”라고 했다. (p.330)
논제 2 타인의 부재를 통해 깨닫는 타인의 의미
고독한 삶의 영향으로 그의 정신이 겪고 있는 변화의 중요한 국면을 발견하게 된 기회였다. 주의력의 한계는 점점 깊어지는 동시에 좁아졌다. 이젠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거나 심지어는 골몰한 한 가지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옮겨 가는 일마저 더 어려워졌다. (p.45)
내 세계의 가장 중요한 부품인 타인...
언어란 과연 그 내부의 모든 것이 이미 알려져 있거나 적어도 알 수 있을 터인 어떤 빛의 섬을 그 주위에 만들고 있는 등대들처럼 수많은 타인들이 가득히 들어 살고 있는 세계에 속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의 영역으로부터 그 등대들이 사라져버린 것이다...이제는 마침내 암흑이 나를 둘러싼다.(p.67)
논제 3 스페란차의 문명화과정의 존재와 비존재의 균열
경작, 목축, 건설, 행정, 법 등등 인간 사회에서 베껴 온 것이 회고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 반면, 나는 고독으로 인해서 내 자신의 내부에 생긴 폐허를 독창적인 해결책들로 대치시키는 근원적 진화의 현장이 된 자신을 발견하니 말이다.(p.143)
모든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그 반대를 믿게 하려고 기를 쓴다는 사실이다. 존재를 향한 비존재의 엄청나고 공통된 열망이라는 것이 있다.(p.159)
논제 4 자연으로의 회귀
방드르디는 또다시 그 구더기를 한 줌 긁어쥐고는 이렇게 설명했다.“살아 있는 벌레는 너무 싱싱해. 병든 새, 그래서 씹고 씹어야 돼. 새 새끼를 위하여 씹고 또 씹고...”(p.213)
이 녀석은 떠도는 악마적인 생각과, 어처구니없고 지긋지긋하며 예측할 길 없는 일거리를 찾아내서 어떤 정신 상태를 자신의 주위에 유포하고 마침내는 로빈슨 자신에게까지 감염시키고 있는 것이다.(p.214, 224, 234)
논제 5 새로운 로빈슨
로빈슨은 자기도 과거에는 그들과 다를 바 없이 탐욕, 긍지, 폭력 따위의 똑같은 동기로 움직이는 존재였으며, 지금도 어느 커다란 부분에 있어서는 그들과 같은 무리에 속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마치 벌이나 개미, 혹은 돌을 쳐들면 볼 수 있는 기묘한 쥐며느리 떼 같은 벌레들의 무리를 관찰하는 곤충 학자처럼 객관적 거리감을 느끼면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p.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