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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 살아있는 도토리-도토리 사용 설명서를 읽고
천방지축 살아있는 도토리 사용하기
 
장세일(초5) 기사입력  2015/11/04 [22:26]

 

천방지축 살아있는 도토리

‘도토리 사용 설명서’를 읽고

                                                                                                    장세일               




  내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도토리 사용 설명서’의 책표지에 그려진 아이들의 모습이 흐물흐물하게 그려져 있어서 이상했다. 약해 보이기도 했다. 책표지를 넘겨 책 내용을 읽다보니 장애아들은 모두 이상하고 귀찮은 존재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이 책은 읽을수록 내 주변의 장애 친구들을 떠올리게 한다.



  3학년 때 우리 반에는 '지혜'라는 장애인 친구가 있었다. 그 아이는 정신지체 장애가 있다. 처음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무시하며 짝꿍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갈수록 지혜는 내가 공부하는 것을 방해했고, 냄새나고, 코를 파고, 소리 지르고, 이상한 행동들을 많이 했다. 그래서 그 아이를 미워하게 되었다. 결국 우리 반 아이들은 그 친구를 왕따 시켰고 가끔 도가 지나칠 정도로 지혜를 싫어했다. 지혜에게 벌을 주고 물건을 훔치게 하고 아이들을 때리라고 시켰다. 그러나 나는 못 본 체 하고 지나쳤다. 왜냐하면 나도 왕따가 될까봐서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토리 사용설명서를 읽고 나니, 내가 했던 행동이 후회되고 매우 부끄럽게 느껴진다. 괴로움에 가득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아우성치는 소리를 듣는 것 같다. 또한 내 친구 '지혜'에게 미안하다. 지혜는 다른 아이들과 친구가 되고 싶었으나 표현을 잘 하지 못했던 것이다.

 

  ‘도토리 사용설명서’를 읽고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은 장애가 있다고 고통과 감정이 없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정신이 이상하고 잘 움직이지 못하고 말을 이상하게 하는 사람은 아무 생각도 없고 고통도 걱정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의 주인공 유진이가 예쁜 여자선생님을 좋아하고 재활치료를 싫어하는 부분을 읽을 때 장애인들도 나와 비슷한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여자 선생님만 좋아하고, 엄마에게 ‘이여’라고 부르는 유진이가 어디 갈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천방지축 살아있는 도토리 같다. 유진이는 장애가 있는 보통 아이들과 달리 마음이 매우 밝고 긍정적이다. 또 이기적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부모님께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생각을 하지만 유진이는 “엄마는 내가 없었으면 못 살았다고 했어. 그러니까 엄마에게 고마울 건 없어. 엄마가 나에게 감사해야 돼.”라고 생각하였다. 아마 유진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다른 아이가 태어났을 것이고, 유진이의 엄마는 그 아이에게도 유진이에게 한 말을 그대로 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 유진이가 아직은 어리다고 느껴진다.

 

 개학식 날 유진이가 선생님이름이 ‘고진경’이라 여자 같아서 기대하고 있었을 때 나도 마음이 두근거리며 기대되었다. 그러나 그 선생님은 우락부락하게 생긴 남자라 너무 실망한다. 하지만 알고 보니 마음이 여리시고 사랑과 배려심이 많으신 선생님이셨다. 유진이는 장애가 있는 학교 친구들과 특수학교생활을 하면서 장애에 대한 좌절감을 이겨내고 있다. 그리고 ‘특별한 장치'를 가진 아이들과 서로 협동하며 지낸다. 유진이는 다루기 까다로운 조종 장치 때문에 혼자서는 잘 움직이지도 못하고 말도 잘 하지 못한다. 심지어는 '엄마'라는 발음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에 대한 좌절감을 이겨내고 편견을 극복해 나가는 유진이가 용감하게 느껴진다. 무섭게 생긴 유진이의 남자 담임선생님과 학교생활을 하며 '도토리'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그 이유는 유진이가 휠체어에서 안전벨트를 풀어 물리치료시간에 치료하느라 바닥에 놓으면 데굴데굴 잘 굴러다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동안 그 별명이 재미있고 그런 별명을 지어준 선생님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잘 굴러다녔기에 '도토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을까 참 궁금하였다.

 

  어느 날 유진이는 늦잠을 자게 되어 학교 버스를 놓칠 뻔 했다. 급하게 나오다 보니 유진이는 아침에 집에서 오줌을 싸지 못하고 학교 버스를 탄다. 그런데 그 버스의 공익 형이 새로 바뀌어 유진이가 전하는 몸짓을 이해 못하고 유진이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평소에 가끔 먹통이 되던 전화기가 하필 그때 먹통이 되어 유진이의 엄마와 통화를 못한다. 그러는 동안에 시간이 흘러서 오줌을 참을 수 없었던 유진이는 버스에서 바지에 오줌을 싸게 된다. 다행히 고진경 선생님의 지혜로운 뒤처리로 친구들에게 들키지도 않고 놀림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초등학교 2학년인데 3살 아이들도 오줌을 가리는 것을 보는 유진이가 얼마나 힘들고 죄책감에 시달렸을까. 갑자기 내가 4살 때 이불에 오줌을 싸기 싫어도 자주 싸서 엄마에게 혼났던 것이 떠오르며 눈물이 났다. 그때는 내 몸이 내 뜻대로 조절이 안 되어 내 몸에 자꾸 화가 났었다.오줌사건 이후 유진이의 엄마는 스마트폰을 사게 되고 설명서를 열심히 보는 엄마를 보며 유진이는 문득 자신을 사용하는 설명서를 만들어야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의 몸짓을 설명하는 설명서를 만든다. 엄마 없이도 세상과 소통하고 나아갈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낸 유진이가 기특하다. 나는 아직까지 세상에 나아갈 준비가 많이 되어있지 않은 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유진이가 정말 멋지다.

 

 ‘도토리 사용설명서’를 읽으며 장애아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서 왕따를 당하는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놀리는 아이들을 보면 그들도 우리랑 똑같이 감정을 느끼는 친구들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이 책을 읽고 많은 아이들이 장애에 대한 편견도 버리고 장애인들을 제대로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또 장애가 있다고 고통과 감정이 없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의 생각도 변화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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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11/04 [22:26]  최종편집: ⓒ science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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