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시간에 수강생들로부터 “원숭이가 인류의 조상인가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곤 한다. 이 칼럼의 독자들도 같은 궁금증이 있을 듯하다.
영장류의 진화과정에서 인간은 4번 염색체에 역위가 일어난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반면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 원숭이는 4번 염색체에 역위가 없다. 염색체 번호는 크기순으로 정해진다. 4번 염색체는 4번째로 큰 것이다.
원숭이의 염색체는 48개로 사람의 46개 보다 많다. 최근 유전체 분석에 따르면 원숭이류의 염색체 중 12번과 13번 염색체가 합쳐져 인간 2번 염색체가 된 것으로 밝혀졌다.
침팬지를 비롯한 영장류는 Neu5Gc라는 당분자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Neu5Ac라는 당분자는 없다. 오직 인류만 Neu5Ac 당분자를 가지고 있다. 인류는 Neu5Ac 유전자에 의해 뇌의 용량이 커지는 쪽으로 진화했다. 침팬지의 뇌 용량은 400cc에 불과하지만 사람의 뇌 용량은 1450cc로 증가하였다. 인간의 뇌 용량은 전체 몸의 2%에 불과하지만 혈류는 20%가 뇌로 흐르고 있어 중요한 기관이다.
또한 인간은 FOXP2 언어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켰고, 그 결과 혀와 성대, 입을 매우 정교하게 움직여 복잡한 발음을 낼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 이 같은 돌연변이가 일어난 시점은 12만 ~ 20만 년 전에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가 출현한 시점과 일치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FOXP2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말하기와 문법 등 심각한 언어 장애 증상을 보인다.
염색체 돌연변이가 발생한 시기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오랑우탄이 분리되기 전이라고 추정된다. 그러므로 원숭이가 인류의 조상이라는 오해가 없기를 바라며, 다만 사람과 원숭이는 같은 조상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끝> mutan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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