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는 38만4400㎞예요. 지구의 지름이 1만2756㎞니까 중간에 지구가 30개 정도 있는 셈이죠.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의 843배쯤 돼요.
이렇게 멀고 먼 달에 지금껏 많은 우주선이 탐사를 떠났어요. 그중 하나가 아폴로 15호예요. 아폴로 15호에는 자동차가 있었어요. 달에서 움직이는 자동차는 '월면차'라고 불러요. 휘발유 대신 배터리로 가는 전기 자동차죠.
달에서 왜 자동차가 필요하냐고요? 달에 간 우주인들이 활동할 때 불편한 것이 참 많아요. 우선 우주복의 무게가 48㎏을 넘어요. 달에는 공기도 없고, 중력도 지구와 달라요. 여러 가지 장비를 갖고 물질을 채취하기란 무척 어렵죠.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아폴로 14호 때는 9㎏의 알루미늄 달 수레를 이용했어요. 그런데 이걸 끌고 다니려니 산소 소모량이 많아져 우주인들이 호흡하기 어려웠어요. 우주인들은 산소 소모량이 크지 않았고, 달 암석도 훨씬 많이 채취할 수 있는 월면차가 필요해졌어요.
◇로켓 천재 폰 브라운
월면차를 처음 개발한 사람은 폰 브라운이에요. 그는 독일에서 태어나 열여덟 살 때 이미 우주여행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던 로켓 천재였어요.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은 그가 개발한 V2 로켓으로 영국 런던을 폭격했어요. 이 때문에 그는 히틀러에게 협력했다는 비난을 받았죠. 그러나 전쟁이 끝나기 전, 수많은 기술자와 로켓 자료들을 갖고 미군에 투항했어요.
미국에 온 폰 브라운은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익스플로러 1호 발사를 성공했어요.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 프로젝트를 이끌기도 했죠. 그는 오래전부터 자동차로 달을 횡단한다는 생각을 갖고 준비했어요. 1969년 4월, 그는 자신이 소장으로 있는 마셜연구소에 월면차 개발팀을 꾸렸다고 발표했어요. 달 자동차 설계는 보잉사가 맡았어요. 보잉사는 미국의 항공기 제작 회사예요.
월면차를 달착륙선에 싣고 가려면 무게도 철저히 계산해야 했어요. 달의 중력은 지구 중력의 6분의 1이에요. 착륙하고 나서 뿐 아니라 발사할 때와 달까지 비행할 때 등 모든 상황에서 월면차가 받게 될 힘을 일일이 계산했죠.
마침내 보잉사가 월면차를 완성했어요. 209㎏인 월면차에는 엔진과 기어, 내비게이션, 원격조정 장치 등이 부착됐어요.
◇월면차 개발 시작 7년 뒤 아폴로 15호에 실어 보내
1971년 아폴로 15호가 월면차를 갖고 달에 도착했어요. 월면차 덕분에 우주인들은 멀리 협곡 근처에도 갔다 올 수 있었어요. 단, 사고가 날 경우 우주인이 걸어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달착륙선으로부터 반경 6㎞ 내에서만 움직였어요.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은 사람이 달에서 6개월간 지내며 탈 수 있는 월면차를 개발 중이에요. 화성 탐사를 주도하는 제트추진연구소는 화성에서 이용 가능한 로봇 자동차도 만들었죠. 이것은 폰 브라운의 월면차와 달리 바퀴가 6개예요. 우주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는 중국도 월면차 개발을 끝냈다고 해요. 우리나라는 아직 월면차 개발을 하지 못했답니다.
종이책 제공·어린이를 위한 세상을 바꾼 과학 이야기(글 권기균·그림 이창섭)